▲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건에서 기내의 소화기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화재가 빠르게 진행됐다. (사진=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e-뉴스 25=백지나 기자] 지난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이 항공유 처리 문제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30일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논의한 결과 화재 사고에 따른 합동 감식 일정을 항공유 제거 여부를 결정한 이후로 미룬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된 합동 감식이 미뤄진 원인 적재된 항공유의 안정성 문제 때문이다.
항철위는 현재 사고가 난 항공기 양쪽 날개에 4만 5000파운드의 항공유가 실려있어 추가 화재로 인한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철위는 이날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한 프랑스 사고 조사위원회 관계자와 논의를 거친 뒤 항공유 제거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르면 항공기를 제작하고 설계한 국가는 사고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항공유를 빼지 않아도 된다면 31일 합동 감식을 바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추가 사고 위험성으로 연료를 모두 빼내야 할 경우, 합동 감식은 최소 2∼3일가량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료를 배출하기 위해 조작하는 스위치가 있는 항공기 조종실이 일부 소실됨에 따라 연료를 빼는데 시일은 더 걸릴 수도 있다.
항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디퓰링(defueling·연료 제거)을 하려면 항공기 연료 펌프를 돌려야 하는데, 파워 스위치가 있는 조종실 윗부분이 타버려 항공유를 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설 연휴 기간에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불에 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탑승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지 약 한 달 만에 또다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불길이 기내를 덮치기 전에 탑승객 전원이 비상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