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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구영배 등 경영진, 첫 정식 재판서 혐의 부인
  • 백지나 기자
  • 등록 2025-04-09 11: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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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메프 경영진, 법정서 첫 입장 표명..."피해자들께 사과"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티메프 미정산 사태 1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뉴스 25=백지나 기자] 티몬·위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이 첫 재판에서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구 대표 측은 "경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경영진들은 "지시에 따른 행동" 혹은 "몰랐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큐텐 계열사 임직원 10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진술과 피고인들의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구 대표도 이날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직접 법정에 나섰다.


검찰은 구 대표 등에 대해 "악화된 재정 상황을 은폐하고, 티메프가 소위 '돌려막기' 영업을 지속한 결과 33만명에게 1조8000억여원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4월 3일 금융기관 이용이 마비된 이후 다음 날부터 위시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상품권 할인판매를 진행하기 시작한 점을 두고 '기망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사기 혐의 성립 시점을 이날로 특정했다.


이에 대해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회사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경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과연 배임 등 형사처벌 대상인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경위를 불문하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공소사실은 부인하지만, 이른바 티메프 사태 관련 피고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경영진은 구 대표가 주도한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류광진 대표 측은 "구 대표가 주도한 사건에서 영업직 수행한 것에 불과한 피고인에 대해 공소사실의 죄를 포함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다른 경영진들도 '정산 방식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이에 따른 통상 업무를 수행했을 뿐 공모하거나 가담한 바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다음 기일을 열어 양측의 사건 구조에 대한 입장과 변론 계획을 청취한 뒤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증인으로는 마크리 큐익스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신정권 '검은 우산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피해업체 관계자 등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정산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역마진'과 '돌려막기'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해 약 1조8563억원의 대금을 편취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자금 727억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 또 이들이 티몬과 위메프를 사실상 '개인 금고'처럼 운용해 판매자에게 지급돼야 할 정산 자금을 큐텐으로 유출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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