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카오가 그룹 대개편을 통해 연말까지 계열사를 80여 개로 줄일 계획이다. 사진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제공)
[e-뉴스 25=백지나 기자] 카카오(035720)가 인공지능(AI) 사업 집중이란 목표 아래 그룹 계열사 수를 두 자릿수로 대폭 줄였다. 2년 만에 계열사의 30%를 감축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3일 주주 서한을 공개하고 현재 카카오 그룹 계열사가 99개이며 연말까지 80여 개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23년 9월 CA협의체 사업총괄을 맡은 이후 지배구조 효율화를 핵심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왔다. 정 대표가 사업총괄로 취임했을 때 카카오 계열사는 142개, 대표이사 선임 시점인 지난해 3월에는 132개였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재무 체질을 성공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5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경기 둔화에도 톡비즈니스의 견고한 성장과 계열사 이익 개선으로 재무적 기반을 탄탄히 다진 영향이다.
AI와 카카오톡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사용자를 위한 AI'란 본질에 집중해 온 만큼, 사용자 모두 카카오톡을 통해 AI를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필요와 취향에 맞춘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0월 말 출시되는 오픈AI와의 공동 프로덕트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온디바이스(장치 탑재)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도 출시를 앞뒀다. 자체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Kanana Nano)를 활용해 스마트폰 안에서만 작동하며 사용자 개인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안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8월 공개한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과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통해 외부 서비스를 에이전트로 연결하는 AI 생태계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주주 서한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대한민국 AI 인재 육성 △소상공인 지원을 핵심 축으로 하는 책임 경영 강화 방향성도 공개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요 경영진 대상이던 총주주수익률(TSR) 연계 보수체계를 올해부터는 전 임원으로 확대 적용했다. 또 청소년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국내 4대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향후 5년간 500억 원을 투자해 AI 인재 육성과 연구·창업을 지원한다.
소상공인들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단계별로 맞춤 지원하는 등 파트너와의 상생도 강화한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룹 지배구조를 속도감 있게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해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마련했다"며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으로 또 한 번 일상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