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뉴스 25=백지나 기자] 내란특검이 내란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내란 범행에 있어 올바른 정책 결정이 내려지도록 해야 할 헌법상 의무 있는 국무총리가 오히려 가담해 헌정질서·법치주의를 파괴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중하다”며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보좌해 내란을 방조했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내란 특검에 기소됐다. 국회 봉쇄 등 비상계엄 계획의 위헌·위법성을 알고도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계엄 선포를 반대하거나 막으려고는 하지 않고 국무회의 의결 정족수를 채워 계획대로 선포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 핵심 혐의다.
또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했다가 폐기하고(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등)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계엄 선포문을 받거나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거짓 증언한 혐의(위증)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는 작년 12월 3일 저녁 윤 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처음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며 만류했다고 주장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비상계엄으로 국민이 겪은 고통과 혼란에 대해 가슴 깊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무위원들을 모셔 다 함께 대통령 결정을 돌리려 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막지는 못했지만 비상계엄을 찬성하거나 도우려 한 일은 결단코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비상계엄 선포가 곧 형법상 내란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전 총리는 ’선포’ 외에 구체적 내란 행위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했다. 계엄 선포 자체의 위법성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후 불법 소지가 있는 군 투입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반면, 특검 측은 1980년 5·17 비상계엄 확대 조치에 연루돼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주영복 전 국방장관 사례를 들어 “법원은 징역 7년을 선고하면서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변명하는 것은 하료의 일이고 지위가 높고 책임이 막중한 경우 변명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며 ”마찬가지로 행정부 2인자였던 한 전 총리의 변명은 용서나 용납이 안 된다”고 했다.
한편, 특검은 애초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죄의 방조범으로 기소했지만 재판부 요청에 따라 내란 중요 임무 종사죄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두 혐의 중 하나를 선택해 유무죄를 판단하고 형량을 정할 수 있다. 한 전 총리 측은 이날 공소장 변경에 대해 “내란 방조와 중요 임무 종사는 범죄 구성 요건과 입증 대상이 완전히 다른데 구체적인 사실 관계 변경 없이 공소장을 변경한 것은 잘못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