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뉴스 25=백지나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윤석열 검사의 검찰총장 발탁을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가장 단초가 되는 일이기에 후회가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나와 조국 민정수석,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중에서) 4명으로 압축했고 조국 수석이 4명 모두 한 명 한 명 다 인터뷰를 했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검찰개혁에 대해 윤석열 후보자만 검찰개혁에 지지하는 이야기를 했고 나머지 3명은 전부 검찰개혁에 대해서 반대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재임 시절 윤석열 당시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상황에 대해 "지지하고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 반대하는 의견이 소수였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무시할 수 없던 것이,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윤석열을 가까이에서 겪어본 사람들이 말하기를 '욱하기를 잘하는 그런 성격' '자기 제어를 잘못할 때가 많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 아주 챙기는 스타일' 등이라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충분히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어서 많은 고민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최종적으로 2명으로 압축시켜 고민했다. 다른 한 분은 검찰개혁을 찬성할 수 없다고 했고 윤석열은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적이 있다. 당시 나와 조국 수석이 검찰개혁이라는 것에 너무 꽂혀 있었다. 그래서 다소 불편할 수 있어도 윤석열 후보자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로써 그 이후에 많은 일들이 생겨났기에 그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또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 바람에 조국 장관 후보자 가족들은 이른바 풍비박산이 났다”며 “사실 참 인간적으로 아이러니하다.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할 때 가장 지지한 사람이 조국 수석이었고 그다음에 검찰총장으로 발탁할 때도 조국 수석이 편이 되어준 셈인데, 거꾸로 윤석열 당시 총장으로부터 그런 일을 겪었으니 참으로 인간적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손쉬운 상대로 여겼지만 마치 비호감 경쟁인 양 선거가 흘러가 버렸고 그 프레임에서 결국은 벗어나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다”며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에 대해 내가 가장 큰 책임이 있고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주당이 좀 더 포용하고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에겐 경쟁자가 없는 거 아닌가? 그럴수록 더 확장해야 한다. 내가 (설 연휴 때 찾아온) 이재명 대표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